어릴 때는 무조건 집에서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뭐 그러면 전부다 제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명절에는 제사라 안하고 차례라고 한던데 과연 제사와 차례 뭐가 다른가요? 무슨 차이점이 있는 건지, 혹시 상차림도 달라지는건지 알아보겠습니다.
제사와 차례
제사
관혼상제 중 제(祭)에 해당되는 것을 말합니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고대 종교에서 행하던 의식이나 카톨릭 미사도 하나의 제사 의식에 해당되지만 우리가 보통 말하고 있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 등의 조상에 대한 제사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제사는 특히 유교적인 제례로 제사를 지내는 사람의 4대조까지 제사를 지냈습니다. 지금은 보통 2대조까지 지내는 곳이 많고 그냥 없애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제사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간의 여러가지 문제가 많아지고 있어서일 것입니다.
제사라고 한마디로 얘기해도 기제사, 시제 이런 단어로 뭔가가 구분이 되고 있는데요, 엄밀한 의미로 말하자면 차례라고 하는 것은 명절제, 속제라고 해서 여러 단어를 가지고 있는 여러 제사 중 하나가 바로 차례입니다.
시제
음력으로 2월, 5월, 8월, 11월에 고조 이하 조상 합동 제사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지낸다고 해서 시제라는 말을 붙였는데 이렇게 계절마다 지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제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올리는 제사로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입니다. 기제사라고 많이 말하고 있습니다.
고사
우리는 보통 고사 그러면 새로 차를 샀다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TV에서는 영화 촬영을 시작할 때 등 돼지머리 올려놓고 하는 그 고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고사라는 것은 집안의 평안을 위해 음력 10월 상달에 올리는 제사입니다.
차례
제사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설과 추석 명절에 아침에 상을 차립니다.
제사상과 차례상 차이
제사상은 밤에 상을 차리며 차례상은 아침에 차린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사상
밤 11시에서 1시 사이인 자시에 제사 즉 기제사를 지냈지만 요즘은 저녁에 지내는 집이 많이 늘었을 것입니다. 저녁에 제사 지내고 간단하게 먹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야 다음날 출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사상을 차릴 때 병풍을 세우게 되는데 이때 원래는 어두운 느낌의 병풍을 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제사는 기본적으로는 한분만의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를 합치는 경우도 있어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을 함께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밥, 탕, 국을 올립니다.
차례상
설과 추석 당일 오전, 아침에 상을 차립니다.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을 올려 계절을 알리며 윗대 조상님 모두를 모시고 절을 합니다.
제사와 차례 차이 - 절차
굳이 다 알 필요는 없겠지만 제사의 경우는 아래와 같이 약 12순서로 진행되며 차례는 이보다 적은 약 8순서로 진행됩니다.
제사 순서
강신 - 향을 피우고 잔에 술을 부어 3번 나누어 붓고 두번 절합니다.
참신 - 모인 사람 모두 두번 절합니다.
초헌 : 제주가 술이 든 잔을 향불 위에서 세번 돌리고 집사에게 주면 집사는 술을 올리고 젓가락을 음식 위에 올리며 제주는 두번 절합니다.
독축 : 참가한 사람들이 꿇어앉고 제주가 축문을 읽은 후 다함께 두번 절합니다.
아헌 : 두번째 술을 올리는 것입니다. 고인과 가까운 사람이 합니다.
종헌 : 세번째 술을 올리는 것입니다.
유식 : 제주가 제사상 앞에 꿇어앉고 집사가 술잔에 술을 더 부으며 제주의 부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밥뚜껑 열어 숟가락을 꽂게 됩니다. 젓가락은 손잡이가 왼쪽을 보게 놓고 절합니다.
합문 : 다들 문 밖으로 나가거나 무릎을 꿇고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영혼이 오셔서 식사를 하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헌다 : 국을 물리고 그 자리에 숭늉을 올립니다. 그리고 밥을 숭늉에 세 번 말고 수저를 그 숭늉 그릇에 올린 후 잠시 시간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사신 : 숭늉 수저 거두고 밥그릇 뚜껑을 닫은 후 두번 절합니다. 그 후 지방과 축문을 태웁니다.
철상 : 제사상을 물립니다.
음복 :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차례 순서
강신 : 제주가 향을 비우고 잔의 술을 모삿그릇에 3번 나누어 부은 후 두 번 절합니다.
참신 : 모인 사람이 모두 두 번 절합니다.
헌주 : 제주가 술을 올립니다.
삽시정저 :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에 숟가락을, 시접에 젓가락을 올립니다.
시립 : 모두 공손한 자세로 서있습니다.
사신 : 수저를 거두고 뚜껑을 덮고 두 번 절한 후 지방과 축문을 태웁니다.
철상 : 차례상을 물립니다.
음복 :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한동안 말이 많았던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의 상차림은 원래는 없던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순서를 꼭 지키지 않더라도 마음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리고 평소 좋아하시던 음식이 있다면 그것을 올리는 것이 더 조상님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사와 차례 뭐가 다른가요? 관련해서 살펴보았는데요, 제사나 차례에 올리는 음식은 지역마다 다를 수 있고 집집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는데요 바로 금기음식입니다.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진 복숭아와 팥, 고춧가루와 마늘 등의 양념과 향신료, 치 라는 글자가 들어간 음식이나 생선을 올리지 않습니다. 또한 비늘이 없는 생선도 올리지 않는다는 곳도 있습니다.
제사와 차례 지낼 때 공수 즉 손을 모으는 것에도 예법이 있습니다.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합니다. 만약 흉사가 있을 경우는 이것이 반대가 되야 합니다. 제사는 흉사가 아니므로 공수는 남자 왼손, 여자 오른손이 위로 가면 됩니다.
세배 하는 법
새해에 손아랫사람이 손윗사람에게 인사 올리는 풍습을 세배라고 합니다.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올라오게 하며 절은 한번만 합니다.
제사와 차례 뭐가 다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을까요? 너무 거창하게 지내지는 않아도 또는 차례나 제사를 지내지는 않아도 특히 명절에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게 된다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고 담소를 나누는 정도도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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